에세이 2

3개월동안의 오이도생활 청산 그리고 본가.

7,8,9월 그리고 10월 초반까지 3개월이 살짝 넘는 시간 동안 오이도에서 머물렀다. 지금도 오이도를 생각하면 바다랑 가까운 점, 신도시,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 등등 많은 것들이 스쳐지나간다.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았던 점을 하나 꼽아보라면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다. 처음 이 길을 산책할 때 어떤 아저씨께서 맨발로 산책하시는 걸 봤었다. 처음에는 그냥 그 분만의 산책 스타일인줄 알았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걸어다니는 게 눈에 띄었다.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걸어다니는 곳이면 그래도 되는 공간이고, 그만큼 안전한 곳일거라는 짐작어림이 용기를 들췄다. 그 후로 나도 벤치 밑에 신발을 대충 던져놓고 한시간씩 걸었다. 평평한 흙 길이고 돌맹이라고 해봤자 아주 조그만 모래알 같은 것들 뿐인데 처음에 ..

일기 같은 것 2023.11.06

장기하님과 글로 수다 떨기 <상관없는 거 아닌가?>

작가가 스몰토크하자고 하네.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할 때 마다 괜히 한번씩 집어들고 두 세 페이지 씩 읽었던 책이다. 나는 에세이에는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에세이는 작가의 지극한 사소함까지 다 적혀있는 책이라고 여겼고, 그들의 사소함이 읽혀지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궁금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발견할 때마다 한번씩 들춰봤던 이유는, 조잘조잘 뇌를 간지럽히며 스몰토크하자고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 간질간질했던 스몰토크가 오늘은 마지막장이 덮힐 때까지 이어졌다. 나도 하기 싫은 건 죽어도 못하겠더라구. 퇴사하고 자연스럽게 든 마음이 '누가 뭐래도 내가 하기 싫은 건 하지말자.'다. 나에게 '내 마음가는 대로 주체성있게 꾸려가는 삶'이 무엇보다 제일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살기 위해 태어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