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같은 것/템플스테이 한 달 살기

[희방사 명상센터 템플스테이_Day4] 코팅지오리고, 냉이캐고 차담나누기

걷는 백지 2024. 1. 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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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방사 명상센터 템플스테이 자원봉사 4일차

 

오늘 아침

무반찬과 각종 나물, 된장국

 

 

먹고 나왔더니 웬 걸 어슴푸레 동트는 게 보이려고 한다.

일출 볼 수 있겠다 싶었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뜨지 않았다..

어디선가 뜬걸까.

구름은 없었는데..ㅋㅋ

 

 

어제 널었던 빨래를 잘못 널어서 구겨졌다.

다림질로 다시 빳빳하게 옷각 잡아주기.

 

 

다림질은 잠시 뒤에 두고

차담시간을 가졌다.

 

직접 담그신 모과유자차이다.

그리고 찐빵.

하루에 한 번은 꼭 있는 차담시간이

참 잔잔한 행복감을 준다.

 

 

차담 시간을 가지고

팀장님께 안구겨지게 빨래 말리는 방법을 배우는 중.

내가 어딜가도 깨끗하고 반듯한 걸 제공받으면

대접받는다는 기분이 들듯이

이것 또한 여기 오시는 참가자분들께

항상 좋은걸 제공해준다는 기쁜 마음으로 하라고 하셨다.

바로 나에게 돌아오지 않더라도

그 마음이 사람간을 통해 계속 전해지고 전해진다고 하셨다.

 

좋은 말씀이다.

내가 평소 생각하던 삶을 살아가는 이유와 동기,

그리고 '사랑'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걸 몸소 실천하고 계신 분을 보니까

반갑기도하고 대단하기도 했다.

스스로가 무너지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부터 잘 다듬고 단단해야 할 수 있는 것인데

나는 현재 무너져있기에(그래서 많은것들이 바뀌고 있고)

더 다듬고 단단하게 해야하는 시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사람들이 템플스테이에 머물면서 쓸

소원종이 오리기!

오랜만에 가위질, 더군다나 코팅지를 오리니까 힐링이 되었다.

단순노동이 주는 안정감과 평안함..

 

 

점심은 수제비.

반찬중에 분홍색깔은 소세지인줄 알았는데

순무로 만든 김치라고 한다.

무 향이 나는 김치맛이였다.

뜨끈한 수제비 국물 먹으니까

땀나서 얼른 먹고 밖으로 나왔다.

 

 

점심먹고 조금 쉰 뒤에

냉이캐러 나왔다.

냉이꽃다발도 만들었다.

한 번 발견하고 나니까

조금만 돌아서도 있고, 조금만 돌아서도 있어서

허리아픈줄도 모르고 무아지경으로 캤다.

 

 

툇마루차담방에서

햇빛 쬐며 차담시간 갖기.

여기는 차마시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너무너무 좋다.

 

전에 구운 고구마 다시 뎁혀서 까먹는 모습

머리가 거지존이라 많이 정리가 안되었구나.

참고 더 길러야지.

 

불피우는 것도 감잡아서

앞으로 조금만 더 연습하면

금방 불 잘 피울 수 있을 것 같다.

 

 

툇마루 차담방에서 보는 밖

한옥이 이렇게 예쁘고 멋있었나..?

지나 다닐때, 들어갈때마다 나는 나무냄새도 너무 좋구..

 

 

오늘 저녁

낮에 딴 냉이로 무친건 줄 알았는데

공양보살님이 일전에 따 놓으신 냉이라고 하셨다.

냉이만 보이는 오늘 하루ㅋㅋㅋ

.

.

.

오랜만에 지인들에게 카톡이 왔다.

'얼른 만나자, 템플스테이갔다며 중되서 돌아오는거 아니냐.'등등

나를 걱정해주는 말에 반갑고 고마운 마음도 있었지만

또 앞으로 사회생활하며 사람들과 만남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왠지 깝깝해져왔다.

밝은척해야하고 괜찮은척해야하고..

 

 

툇마루 차담방에서 함께하는 템플스테이 자원봉사자님과 이야기하며

조언을 얻었는데

지금 내가 괜찮지 않다면 다 일단 미루라고 하셨다.

나중에 나 스스로 여유가 생겼을 때

그때 만나서 '나 그때 진짜 힘들었어.'

라고 말하라고 한다.

그래도 남을 사람은 남는다고.

이게 지금 나에게는 정답인거 같다.

내가 지금 안괜찮으면, 안괜찮은거다.

 

 

평안하고, 위로되고, 또 감사하게 익어가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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