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물로 깨끗하게 씻은 텀블러.
예불 끝나고, 아침공양 후
따뜻한 물 담아가야겠다.


오늘은 스님이 안계셔서 삼배만 드린다.
삼배 드리기 전, 촛불 켜고 천수올리기.
초등학생 친구에게 얼굴 안나오게 사진찍어 달라고 했는데
목을 또 댕강 잘라서 찍었다.
ㅋㅋㅋㅋㅋ

오늘 아침공양 메뉴
채소가득한 건강 밥상.
두부와 브로컬리 덕분에 배가 두둑하다.

구름이 잔뜩 뒤덮힌 하늘
오늘 비가 온다던데
하루종일 흐릴건가보다.


오늘 방을 세개나 청소해야하는데
물기 닦을 마른 수건이 없어서
아침일찍 세탁 후에 뜨끈한 방 안에 널어놓았더니
두시간 안되더니 바싹 건조 되었다.
오늘도 화장실 청소를 빠이팅 있게 해보자.

거사님께서 청소 도와주신다고 하시더니
대화 조금 하고 그냥 가셨다😂😂😂
본인 말씀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셨나보다ㅋㅋㅋ

거사님께서 전등 갈다가 떨어뜨리셨다.
깜짝놀라서 다치신 곳은 없냐고 물었고,
다행히 그건 없다고 하셨다.
후다닥 치우자자잣


이제 빨래 접고 널고 하는 건 선수가 다 된 듯.
오히려 이거 접으면서 내가 힐링한다.
생각 정리도 하고, 마음의 평화도 얻고.

목공작업하는 보살님께서
안드신다고 주신 인삼차.
하루 종일 돌아다니는 나에게 인삼차는
그야말로 몸보신이 된다.
인삼향이 나는 차.

살짝 출출해서 캐슈넛 한움큼 냠.

오전에 방청소 두 개 하고
계속 이불빨래 돌리면서 널고, 걷어내고를 반복했더니
금새 점심공양시간이 왔다.
오늘 점심공양은 감자옹심이와
김치장떡이 메인.
감자옹심이가 정말 쫄깃하고 맛있다.
정성이 많이 들어갔을 것 같다.
김치장떡은 또 왜 이렇게 맛있는건지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오후에 돌아와서 마른 이불은 개켜서 정리하고,
조끼와 바지를 펴서 널었다.
조끼와 바지는 마르는 데 하루는 걸린다.

참가신청 없이 먼저 입실한 참가자분께
뒤늦게 참가신청서를 받는 작업.

오늘 들어오는 방도 깨끗하고 정갈하게 세팅완료했다.
이제 참가자분들 입실만 하시면 된다.

갑자기 열린 주지스님과
이 명상센터장님들과의 회의.
급하게 차를 준비해
공양간 옆 건물 강당으로 가는 길.
올라가서 팀장님께서 예쁘게 떡도 썰어 놓고,
차도 준비했다.

고구마 굽기에 빠진 초등학생친구.
나를 보더니 얼른 달려와서 고구마를 준다.
요 며칠 고구마 굽는 거, 불피우는 거에
같이 동참 안해줬는데 다른 보살님과 거살님께서
함께 해주는 모양이다.
고마워, 잘먹을게😊😊😊
나도 나름 배가고팠는지 받자마자 후다닥 먹었다.
.
.
.
두 팀을 받고 나서
아까 회의하셨던 찻잔과 떡접시를 씻어서 제자리에 놨다.
찻상이 하나 없어졌다고 해서
그거 찾으러 강당에 갔다오고,
오늘 정말 쉴 새 없다.

조금 일찍 도착한 공양간.
엊그제 우리가 만들었던 김전이
공양주보살님 버전으로 새로 나왔다.
계란물을 입혀서 바삭한 식감은 없지만,
이건 이거 나름대로 매력있는 맛이였다.

푸짐하게 담은 저녁공양.
양배추찜이 있어서 든든하다.
견과류 볶음은 또 왜 이렇게 맛있는지..
밥 없이 푸짐하고 다양하게 잘 먹었다.
오늘 하루를 보내며 옛날 생각이 났다.
내 옆에 어떤 사람이 있던지간에
내 페이스에 맞게 중심을 잘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마음닿는데 까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
어차피 될 일은 되고,
곤두세우지 않고 침착하게 일해도
알아서 흘러갈대로 흘러간다.
이전 회사에서
말이 1시간전과 후가 바뀌고,
전 뒤집듯 이랬다 저랬다 하는
상사 밑에서 있어서
굉장히 괴로웠던 게 생각난다.
그때는 바보 같이 인정받고 싶고
버림받고 싶지 않아서 다 맞춰주느라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지금은 같은 상황에서도
그러지 않는 나를 발견해서
꽤 반갑고 좋다.
옆에 있는 사람들과 환경이 참 중요하다고들 말하지만
휩쓸리지 않는 내 구심점을 갈고 닦고 발휘하는 것도 꽤나 중요하다.
사람은, 각자 다들 자기만의 세상에 살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리고 오늘 힘들어서 태극권 빠지겠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힘든 내색 절대 못했었는데
지금은
'내가 오늘 일을 많이 해서 피곤해서 예민해졌구나.
사람들이랑 대면하기 싫구나.'를
비교적 빨리 알아챌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그냥 억지로 참고 하는게 아니라
빠지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내가 되어서 고맙다.
그리고 빠지는 거에 죄책감을 안느낄 수 있어서 좋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지킬 수 있는
내가 되어서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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