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같은 것/템플스테이 한 달 살기

[희방사 명상센터 템플스테이_Day27] 수계식, 불명받는날, 원통암등반, 잔치날.

걷는 백지 2024. 1. 2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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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예불 드리고 수계식을 하는 날.

내가 부처님의 제자가 되는 날이다.

스님께 불명도 받는 날.

 

불교에 귀의 한다는 여러가지 다짐을 했다.

괜히 뭔가 울컥했다.

이름도 새로 받고,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랄까.

<화엄경> 해인삼매의 '해인'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사주에 물이 없어서 물을 보충해주는 이름으로 지어주셨다.

이름 뜻풀이도 얘기해주셨는데

번뇌없이 평안하게 살라는 뜻이다.

 

항상 힘들때면

바다를 찾아가곤 했는데

바다와 하늘이 딱 만나는 수평선을 보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었기 때문에

이름이 정말 마음에 쏙 든다.

 

 

오늘 아침공양.

찐빵과 숭늉, 어제 먹은 감자탕으로 배를 채웠다.

오늘 열심히 등반해야하니

두둑히 먹어뒀다.

 

 

골드골드한 아침풍경.

 

 

주먹밥 싸기.

태극권 사부님도 함께 했다.

이럴때는 다같이 만들어 먹어야 더 재미있고 좋다고 하신다.

스님도 주먹밥 싸는 거에 동참하셨다.

 

 

아이스박스에 주먹밥, 찐빵, 떡,

포도즙 등등 잔뜩 챙겨 넣었다.

 

 

원통암 밑에 있는

대흥사에 차를 대놓고

원통암까지는 등반을 해야한다.

 

 

단양에 있는 대흥사.

법당도 크고 석탑도 크다.

 


저 멀리 고양이가 보인다.

고양이밥을 챙기길 잘했어.

캬아. 나의 선견지명.

같이 자원봉사하는 언니가 며칠 전 나눠준

고양이밥과 츄르를 챙겨왔다.

 

 

대웅보전과 거대한 석탑

'정말 크다..'를 연발하며

둘러보고 있었다.

 

그런데

 

 

옹?

웬 차우차우가 여기있지?

곰같이 퉁실퉁실한 개가

멀뚱히 서있었다.

 

너무 귀여워😂😂

 

 

그 옆에는 고양이가 세마리 더 있었다.

고양이들에게 밥을 더 뿌려주고

등반 시작.

 

 

무슨 다른 세상을 가는 길 같다.

동물들이 일렬로 서있는 길.

 

 

조금 걸어가니까

큰 미륵불전이 있었다.

보자마자 너무 커서 '와~와~'소리밖에 안나옴.

 

 

멋있다는 말 밖에..

 

 

미륵불전 앞에서, 그리고 보살님들과 스님 앞에서 

태극권을 멋지게 췄다.

정말 뜻깊다.

 

 

잠시 사과로 배를 속을 달래는 시간.

간식 먹고 쉬다가 또 다시 출발

 

 

원통암 가는 길에 있는 시주공양물.

초와 쌀, 가스통 등등과 지게가 몇 개 있는데

거기에 실어가면 되는 거라고 한다.

 

 

점심공양 할 짐을 지게에 이고

가져가시는 거사님.

열심히 올라오시는 희방사 식구들.

멋지다 멋져

 

 

네발로 기어가다가

두발로 올라가다가

지팡이에 의지하다가

간간히 있는 밧줄 꽉 잡고 올라가다를

반복했다.

 

 

그러던 중,

흘러내려오다가 그대로 얼어버린

계곡 얼음(?)을 발견했다.

녹으면 물이 콸콸콸 쏟아지겠지

 

"와 이게 뭐야"

몇 번이나 감탄했는 지 모른다.

 

 

연통암에 거의 다 도착했는데

흘러내려오다가 그대로 얼은 물이 보였다.

 

볼수록 신기하다.

 

 

드디어 도착한 연통암.

저 뒤에 칠성암이라고

부처님 손바닥이라고 불리는 바위가 있다.

 

 

나옹화상이 득도했다던 그 연통암이 맞다.

 

소원성취를 하고싶어하는 사람들의 염원이 느껴진다.

 

 

부처님 손바닥 앞에서 한 컷.

함께 올라온 분들 중

선생님 참가자분과

서로 찍어주고 찍었다

 

 

나옹화상이 득도했다는

바위 밑을 가려면

연통암에서 깎아지르는 산으로

10분정도는 더 가야한다.

 

 

여기가 그 장소인데

앉자마자 사진찍기 바빴지만 너무 신났다.

앞이 뻥 뚫린게

아까 주차했던 대흥사 미륵불전도 다 보였다.

 

 

대체 이게 말이 되는 풍경인가?

앞이 뻥 뚫려

내 눈 높이에 산들이 겹겹이 보이는데

꿈인가 싶었다.

 

 

다시 원통암으로 돌아오니

원통암 보살님께서 내어주신 차와 사탕.

 

 

때마침 딱 12시가 되어서

우리도 싸온 아이스박스를 풀었다.

 

 

내가 먹은 주먹밥 중에

제일로 맛있었다.

 

등산하고 먹으니까

입에 짝짝 달라붙는 게

참 맛있다.

 

 

일부 음식은 보시를 했다.

원통암 보살님께서 감사히 받으셨고,

끝까지 우리를 배웅해주셨다.

 

 

내려올 때는 혼자서 빠르게 내려와 앉아서

햇볕에 양말을 말리는 중.

 

자고있던 차우차우와 한 번 더

인사를 했다.

곰팅이가 묶여있는 것 같아🤣🤣🤣

 

 

아까 있던 고양이들 다 나들이갔나?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까

마침 딱 나를 보고있던 고양이.

얼른 가서 츄르를 췄다.

맛있게 잘도 먹는구나.

 

 

아까 차 바퀴 밑에서 고양이밥을 줬던

그 고양이를 또 만나서

남은 밥을 줬다.

 

맛있게 먹어라

나는 이제 간다~

 

 

다같이 단양 구경시장에 왔다.

아쉬운 마음에 이것저것 사가지고

다시 희방사 명상센터로 돌아왔다.

 

 

허겁지겁 먹기.

이 때는 닭강정을 엄청먹고

굴림만두도 먹고, 빵도 많이 먹었다.

 

오늘 원통암 갔던것도 참 좋았고,

또 내가 받은 불명이 참 크고 좋다고

다들 한 말씀 해주셨다.

 

마음써주시고

챙겨주시는 게 참 감사했다.

 

인류애가 마이너스였는데

여기와서 다시 플러스가 된 듯😊

 

 

다 즐겼으니

다시 봉사하는 시간.

툇마루 차담실에 불과 고구마를 세팅해놓는다.

오늘 참가자분들이 많이 오셔서

스님과의 차담시간에 이용하라고 자리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함께 나랑 자원봉사 하고

함께 불명도 받은 언니와

같이 빨래방에서 회포를 풀었다.

 

각자 있었던 일들

각자의 생각들 이야기 하면서

또 고민들 이야기 하는 시간을 보냈다.

 

언니랑 헤어질 날도 얼마 안남았다는게

믿겨지지도 않고,

별로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은 것 같다.

 

오늘도 너무 좋고 감사하기만한 날이라

이런저런 주절주절한 이야기를  더 적고 싶은데

지금 너무 피곤해서 이만 줄여야 할 듯 싶다.

 

오늘 완전 꿀잠 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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